작심일일 이었다. 어제 달리고 난 직 후 온 몸에 땀이 흐르고 어깨도 아프고 숨도 머리 끝까지 차 올라 이걸 정말 계속 해야 하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고, 집에 돌아온 후에 블로그에 100일 러닝 챌린지를 포스팅 한 것을 조금 후회했다. 그 다음 날인 오늘, 회사에 출근할때까지만해도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에서 알의 고통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기적 어기적 걷는 것을 보고 같이 일하는 키위 - 뉴질랜드사람을 키위라고 부른다 - 는 뭐가 그리 웃긴지 숨이 넘어 가도록 웃어재끼며, "Running is lunatic.(달리기는 미친짓이야)" 이라고 했다. 보통 근육통은 다음날 아침에 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상하게 이 분은 좀 늦게 오셨다. 시간차 공격인가...

이미 시작한 일, 하루하고 그만둘 수 없었다. 게다가 블로그에 기록까지 하기 시작했으니, 마음속으로 오늘도 그냥 한번 뛰어보자 라고 다짐했다. 퇴근후 저녁을 먹고 소화를 좀 시킨 후에 다시 써니눅 공원(Sunnynook Park)으로 향했다. 잠깐 비가 왔던터라 무지개가 나를 맞이해 주었다.
오늘은 하프마라톤의 14주 코스 첫번째 날이다. 15분 러닝인데 어제 기록을 보니 14분 18초 였기 때문에 잘만 조절한다면 15분 뛰는것이 불가능해 보이진 않았다. 나이키 런 클럽 어플을 열고 첫번째 코스를 선택했다. 코스를 선택하면 달리는 동안 가이드를 받을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뭐 어차피 영어라... 깔끔하게 생략해주자. (하루종일 회사에서 영어 듣기 평가를 했기 때문에 머리가 좀...)
뛰는 동안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조사했던 달리기 자세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했지만 뛴지 얼마나 됐다고 뇌가 생각하기를 거부했다. 그래도 힘을 내어 자세들을 되짚어 봤는데 발 뒤꿈치로의 착지를 너무 의식한 탓인지 발이 땅에 닫는 순간 무릎이 제대로 굽혀지지 않아 완충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가다간 무릎이 남아나질 않아 한 50일쯤 챌린지를 그만 둘 핑계를 만들수도 있었지만 '100일 완런'하기 위해 지면에 발이 닫는 순간 무릎을 스프링처럼 굽혀주려 노력했다. 정신이 흐트러지는 순간 자세가 망가지기 일쑤 였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제 이틀째인데,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단 '나 좀 잘하고 있는 듯' 말하며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공식적인(?) 첫번째 달리기가 끝났다. 1 RUN COMPLETED 라는 문구를 보니 뿌듯했다. 오늘은 6분 페이스로 어제보다 조금 더 빨라졌고 0.33km 더 뛰었다.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는 것에 만족감이 들었다. 힘들었지만 오늘도 달리기를 성공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잠깐 나 자신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날이 조금씩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하여 집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 달린 시간 : 15분 10초
- 달린 거리 : 2.53 km
- 평균 페이스 : 6분
- 몸무게 : 76.1 kg
내일도 성공하자.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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