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오전부터 시작된 비가 27일 오후 더욱 거세지기 시작하면서 35년 만에 뉴질랜드에 사상최악의 홍수가 왔다. 뉴스에 따르면 27일 하루동안만 총 249mm의 비가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 홍수는 31일 현재 진행 중이다.
27일 금요일 일이 끝나고 퇴근하는데 이상하리만치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비가 좀 많이 와서 차가 막히나 보다 했는데 그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두려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는 더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려고 시도하는 차가 많아졌다. 왠만해선 차선도 잘 안 바꾸고 출근이나 퇴근길에 정해진 길로 가는 것이 익숙한 나에게 새로운 길은 항상 짜증으로 다가왔지만 오늘만은 왠지 다른 길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마음을 먹고 차선을 변경하고 나니 갓길로 앞차들이 유턴해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이건 뭔가 잘못됐다'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앞쪽 고속도로의 낮은 지역이 물에 잠겨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우회로로 가고 있는데 그쪽도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 다른 우회도로를 찾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 가고 있었는데, 이 길도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아예 막히지는 않았다.
나는 다행이도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주변의 상황은 그렇게 썩 좋지 않았다. 비는 더 심하게 내리기 시작했고 안전한 집안에 있는 나도 무서울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잠시 정전이 되기도 했었는데, 마트에 가서 비상식량을 구해와야 하나 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쳐지나갔지만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사이 다행히도 전기는 다시 돌아왔다. 낮은 지대의 많은 주택들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몇몇 아는 지인들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었다.
매주 장을 보러 갔던 마트 또한 낮은 지대에 있기도 했고, 바로 옆에 작은 개울이 흘러, 많은 비로 인해 개울이 범람하는 바람에 홍수를 피해갈 수 없었다.
오클랜드에 있는 국제공항에도 많은 피해가 이따랐는데 27일 오클랜드를 출발하는 비행기도 오클랜드로 향해오던 비행기도 모두 취소가 되었다고 했다.
비 피해로 인해 원래대로라면 내일 개학인 오클랜드의 모든 학교들도 개학이 다음 주로 연기되었다 (애들은 신났다).
The Ministry of Education has directed that all of the Auckland region's schools, early childhood centres and tertiary institutions stay closed until 7 February. (교육부는 오클랜드 지역의 모든 학교, 유아 센터 및 고등 교육 기관에 대해 2월 7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Principals were told the shut-down instruction was issued after the Nation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asked the ministry to help minimise traffic on Auckland roads while vital infrastructure is repaired. (교장들은 소방방재청이 중요한 기반 시설이 수리되는 동안 오클랜드 도로의 교통량을 최소화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후 셧다운 지시가 내려졌다고 했다.)
뉴질랜드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저녁부터 2월 1일 오전까지 다시 큰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북쪽지방 및 코로만델 지역은 Red, 오클랜드 지역은 Orange 경보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다. 비가 더 이상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비가 오더라도 더 큰 피해 없이 잘 지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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